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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공부하기

늘지 않는 영어 실력! 엄마표 영어로 한 단계 뛰어넘기

by 스테이캄 2020. 6. 1.

말레이시아 국제학교에 다니게 된 두 아이
둘째놈은 이제 한국나이로 9살
초등2학년.

첫째놈이 영어공부할 때
옆에 달고 다니기만 했지
본격적으로 시켜본 적 없이
이곳 말레이시아로 왔다.

첫째놈은 2년동안 영어도서관의 책 1000권을
대출하여 읽고 왔다.
그 과정에 둘째도 항상 같이 읽어 주었지만
누나처럼 큰소리로 책을 읽어내거나
모르는 단어에 대한 뜻을 묻거나 하는
적극적인 푸쉬를 하진 않았다.

그래도 내심 책읽기 과정을 함께 했으니
금방 싹을 틔울거라 생각했다.

둘째는 일단 첫째와 달리
입밖으로 소리내어 읽기를 심하게 거부하였다.
좀처럼 발전없이 늘 제자리 걸음이라
보고 있자니 조바심이 났다.
대체 언제쯤 비약적인 발전을 할까
기다림의 시간은 더디 가기만 하였다.

처음 여기에 왔을 때
해외살이의 스트레스를 덜어주고자
학교 가기 전 약 두 달 정도
말 그대로 야생마처럼 놀렸다.
그 정도 놀면 놀다지쳐 스스로 공부하자 할 줄 알았는데
헛된 기대였다.
놀이에 탄력이 무한으로 붙어버림. 😤

학교를 다니기 시작해도 그닥 효과를 느낄 수 없었다.
선생님이 상담하자고 부를 때
이미 무슨 말을 할 지 짐작이 되었다.

Reluctant라는 단어를 알게된 순간이다.
“꺼려하는”

“He is reluctant to do his work in school”
학교에서 샘이 뭘 시켜도 하려는 의지가 없어보이고 꺼려한다는 말씀을 하신다.

진짜 키우기 까다로운 놈이다.

국제학교를 한달 반 정도 보냈지만
학교에선 대답을 도통 하지 않아
알아듣는지 알 수가 없다는 샘의 말이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그 반면 엄마표 영어로 약 2년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받고 온 첫째놈은 국제학교라는 날개를 달고
제법 신나게 파닥거렸다.
🤩
입이 트이지 않았던 상태에서
선생님과의 소통을 위해 자연스레 질문과 대답을 하게 되고
저보다 어린 다른 한국아이의 억울한 상황을
대신 항변해주기도 했다는 무용담을 전해 듣기도 했으니까.
앞으로도 적응을 잘해내고
많은 발전을 할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코로나가 상승세 꺾음 🥶)

두 놈 중 한 놈
50프로라도 가능성을 발견했으니 만족해야 하는걸까?

머릿속은 복잡하고 가슴은 답답했다.

영어공부를 무척 좋아했으나
옛날식 공부를 한 나에게
프리토킹의 벽은 높게만 느껴졌다.
아무리 애써도 빠른 속도의 영화대사는 잘 들리지 않고
외국인과 자연스러운 영어 대화가 되지 않아 답답했다.
뇌에서 문장 만들기 거치지 않고 바로바로 좀 나오면 안되나?
내가 영어공부에 욕심이 많은 만큼
아이들에게 이 어려움을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아주 강했다.

내 아이들은 제발 두 언어의 뇌영역을
동시에 가지게 만들어 주고 싶어
이렇게 애를 쓰는데
2년동안 물을 줬지만 싹도 안 나온 느낌이었다.

국제학교에 고작 두달을 보낸 후 이렇게
먼 타국의 방구석에 갇힌 지금

난 또 엄마표 영어를 달리고 있는 중이다.

다만 작은 계기가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은
보았다.
해외에 와서가 아닌
엄마표 영어의 방법에 작은 변화를 준 덕분에 말이다.

파닉스를 떼기가 어려웠던 둘째

영어단어시험공부로 가능성 발견!

말레이에서 국제학교를 보내면
언어를 세가지를 배우게 된다.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영어단어시험을 친다.
10개
첫째는 어렵지 않게 외우는데
둘째는 외우려고 시도도 하지 않고
못하겠다고 눈물을 뚝뚝 흘린다.
의욕없는 둘째에게 화가 나
시험 전 날 끝까지 외우게 만들었다.
평소 9시에 자는 아이를 11시까지 붙들고 씨름하였다.
결국 10개를 외운 둘째는
거꾸로 날 귀찮게 만들었다.
자꾸만 내게 문제를 내달라는거다. 😣
스펠링을 다 외운 본인도 신기했던지
계속 단어를 불러달라고 하고
불끄고 누워서도 불러달래고
부르면 입으로 스펠링을 말하고
다음날 학교 가는길에도 불러달래고
귀찮지만 기분 좋은 순간이다.

1학년 단어시험표


1주에 10개 단어시험인데
이제 매일 10개를 외워 일주일만에
한 학기 단어표를 다 외워버렸다.

이렇게 단계 뛰어넘기는 시작되었다.
단어 속에 반복되는 스펠링 덕분에
저절로 “oo”는 “우” 소리가 나고
“oa”는 “오우” 소리가 나고
“sh” 는 “쉬” 소리가 나고
“ick”는 “익” 소리가 난다는 것을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읽을 줄 알게 된 둘째에게
쉐도잉을 시켰다.

“Read aloud”
“Shadowing”
은 둘째에겐 넘사벽이었던 과정인데
단어 2-30개를 외우고 난 후
급물살을 탔다.

그리고 “writing”을 추가하였다.


집에서 하루 할당량 공부판을 만들었다.

공부판 시작 첫 날

공부 현황판을 스스로 체크하게 하고
모두 체크 후 자유시간을 가지게 하였다.
이 때는 학교에 다니고 있던 시기라
학교에서 돌아온 오후 5시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체크를 해 나갔다.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두 달 정도를 달렸다.
슬쩍슬쩍 공부 갯수를 늘려가며 ㅎㅎㅎ🤫


2/15부터 4/20까지 달려온 나날

이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고
지켜내기 위해 아이들을 푸쉬하는 나에게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쉐도잉은 아이들에겐 다소 어려운 수준인 매직트리하우스를 가지고 하였고 단어시험도 내가 직접 책에서 발췌하여 적어주면 그것을 외웠다.
영어책 필사는 둘째가 너무나 싫어하였지만
밀어부쳤다.

이건 글자라 할 수 없다. 🥺


현재 결과부터 얘기하면

매직트리하우스는 반복 쉐도잉으로
첫 챕터는 안보고도 거의 외운다.

10개 단어외우기는 약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책읽기할때는 전혀 보이지 않는 성과가 눈으로 바로바로 보이니 그만 둘 수가 없다.
다만 서로 지치지 않기 위해 강약조절을 하고 있다.

너무 하기 싫어하는 날은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여주거나
공부 가짓수를 몇 개 면제해주는 특권도 주면서
맥이 끊어지지 않게 유지해오고 있다.

빠른 적응에는 천권의 책읽기가 밑거름이 되었다고 믿고 있다.

엄마가 먼저 필사 후 아이들이 필사
하기 싫어 울 때도 있고
학교숙제도 해야하네
단어 외우기

공부방법에 끊임없이 변화를 주고
도구도 새로 확보하며
엄마로서 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알아줘. 얘들아.
이 글을 5년 뒤 너희들에게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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