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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먹고살기

나도 모르게 대박 집에서 야채어묵전을 만들다. Feat. Fish paste (말레이시아 식재료)

by 스테이캄 2020. 6. 22.

Fish paste를 사 보았다.

Fish paste 300g 4.5rm


낮은 물가에 비해 은근히 비싸게 느껴지는
말레이시아 수산물.
생선도 싸다더니 그닥.
조기가 1키로에 5링깃 (1,500원) 이라고 해서
수산물도 채소, 과일처럼 천국인줄 알았다.
대부분의 수산물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조금 싼 편이다.
원래 수산물은 나와 친하지 않아
나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 하다가
지인이 준 병어 한마리를 구워 줬더니
오랜만에 생선맛을 본 아이들이
늘 밥상에 생선이 올라오게 해 주셨던 울엄마.
아이들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까지 소환하며
한국 가고 싶다고 감동을 하며 먹어대길래
그 이후부턴 항상 또 장바구니에 병어 두마리를 넣게 된다.
손바닥보다 약간 큰 (사실 충분히 큰) 병어 한마리에
7.5링깃이다. 약 2,200원.
한국에서도 생선을 잘 사 본적이 없어서
가격비교가 확실친 않지만
설사 한국보다 싸다고 하더라도
말레이시아의 다른 물가에 비해서는
솔직히 살짝 비싸게 느껴진다.

그런데,
냉동고에서 발견한 피쉬페이스트.
크기별로 다양하게 얼려져 있었다.
저걸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만 하다 지나쳐오곤 했는데
어제는 작은 놈으로 하나 담아봤다.
300그람에 4.5링깃이니 1,300원 정도.
싸니까 한번 먹어나 보자 하는 맘으로.

근데! 근데?
이놈이 대박을 치네. ㅋㅋㅋ
늘 늦은 아침을 먹는 요즘.
점심을 줄 타이밍은 놓치기 일쑤라서
뭔가 간단하게 해줄 아이템을 늘 고민한다.

어제부터 낙점시킨 메뉴는
야채전.
분식집에서 파는 튀김처럼
감자, 당근, 양파 등이
얼기설기 제멋대로 뭉쳐진 그 튀김을 구현해 내리라
마음먹고 요리를 시작했다.
어제 사 온 피쉬페이스트를 조금 넣어
영양과 맛도 좀 돋구어야지. 하는 심정으로.


야채어묵전 반죽

그런데 반죽 꼬락서니가 상상 속
분식집 튀김이 나올것 같지는 않았다.

간단 레시피 안내!
감자, 당근, 양배추, 양파, 파
모두 가늘게 채칼에 채썬다.
계란 두개, 소금 한꼬집, 밀가루 넣고
그리고 피쉬페이스트 2큰술.
채소와 밀가루 양은 모두 한주먹
정도씩만 넣었다.

그리고 후라이팬에 본격 굽기 시작.

낮은불에 서서히 굽는 중인 야채어묵전

얇게 펴서 낮은불에 천천히 구웠다.
소금 한꼬집 밖에 넣지 않아
싱거울까 걱정했는데 피쉬페이스트가 짭짤했는지
간이 딱 좋다.
오!
먹어보니 이거 아는 맛인데? 싶었다.
분식집 그 야채튀김은 아니었지만
야채가 잔뜩 들어간 어묵을 먹는 느낌이었다.

점심겸 간식 야채어묵전 불티나게 팔리는 중

무엇보다 까탈스런 이 아이들이 너무 잘 먹는다.
얇게 구우니 금방금방 구워냈는데
굽기가 바쁘게 다 팔려나가고 있다.

신나게 굽는다.

오오. 이 마음 누가 알리오.
맨날 밥을 세월아 네월아 두시간씩 앉아서 먹고
사람 복장을 뒤집는데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맛있다는 검증이니.
신이가 날 수 밖에 ㅎㅎ

얼떨결에 맛있는 야채어묵을 만들어 낸
야채어묵전

피쉬페이스트가 조금밖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맛이 확 다르다.
친구가 어묵반죽공장을 해서 들은 바 있다.
완제품공장이 아니라
자기 가족들도 어묵 먹기가 쉽지 않다고. ㅎㅎ
근데 반죽만 가져와서 집에서
후라이팬에 전 굽듯이 먹는다고.
아. 그말이 이거구나. 싶은 순간이었다.
밀가루를 많이 쓰지 않고 쫀득한
고급 어묵 반죽을 파는 친구네랑은 반대로
야채전을 하려던 맘에 내 요리엔 밀가루를 충분히
넣어버렸지만 다음번엔 밀가루를 줄이고
피쉬페이스트를 많이 넣어 반찬으로 만들어야겠다.
이게 바로 수제어묵이구나.

계속 구워내는 중.
빠르게 소진 되는 기분 좋은 접시
간장, 식초로 만든 소스에 딱

간을 삼삼하게 했더니
간장, 식초 소스에 푹푹 담가 먹다시피하는 둘째놈.
왜케 짜게 먹는지 ㅠ
암튼 오늘의 양을 완판하고
더 만들어달라는 기분 좋은 반응에
집순이 쉐프 기분 날아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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